보험료 아까워서 실손보험을 끊고 적금을 붓겠다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. 나도 한때 그렇게 생각해서 실손보험 해지하고 적금만 붓던 시절이 있었다. 그런데 막상 병원비 몇백만 원이 한꺼번에 나왔을 때, 적금으로는 커버가 안 됐고 그때 실손보험이 있었으면 이 중 대부분을 돌려받았을 텐데 하는 후회가 컸다. 결국 이 둘은 서로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 목적이 아예 다른 도구라는 걸 체감하게 됐다. 아래에 직접 경험과 자료를 바탕으로 두 상품의 차이를 정리해봤다.
1. 실손보험은 의료비 리스크를 대비하는 방패다
실손보험은 쉽게 말해 '병원비를 돌려받는 보험'이다. 정확히는 건강보험에서 일부 보장하지 않는 본인부담금(급여의 20%)과 비급여(30%) 부분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. 나는 몇 년 전 수술을 받고 입원까지 하면서 병원비가 600만 원 넘게 나왔는데, 실손 덕분에 400만 원 이상을 돌려받았다. 한 달 2~3만 원의 보험료로 이런 보장을 받는다는 건, 일종의 '보험효율'이 매우 높은 셈이다. 병원을 자주 가지 않으면 손해 보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, 막상 병원비가 폭탄처럼 나오면 이보다 든든한 게 없다.
2. 적금은 차곡차곡 쌓는 안정적인 자산 축적 수단이다
적금은 반대로 ‘미래의 확정된 금액’을 만드는 방식이다. 매달 일정 금액을 저축하고 만기 시 이자와 함께 돌려받는 구조로, 예측 가능한 이득이 장점이다. 나는 실손 끊고 적금만 들던 시절에 매달 20만 원씩 1년간 넣어서 이자 포함 240만 원을 받았는데, 막상 병원비가 수백만 원 나올 땐 이 적금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. 적금은 목적이 분명한 자금 – 예: 여행, 명절 자금, 노트북 구매 등 – 에 적합하지, 돌발 의료비에 쓰기엔 한계가 있다.
3. 이득 구조는 완전히 다르다
항목 | 실손보험 | 적금 |
---|---|---|
목적 | 의료비 리스크 대비 | 자산 축적, 소액 목표자금 모으기 |
보장 방식 | 실제 발생한 병원비의 일부 환급(보장 한도 있음) | 원금 + 확정이자 |
유리한 상황 | 질병, 사고 등으로 병원비가 많이 나올 때 | 병원비 지출 거의 없고 저축이 목적일 때 |
리스크 | 병원 안 가면 보험료만 날리는 느낌이 들 수 있음 | 갑자기 큰 병원비 나오면 대응 불가 |
실손보험은 확률 낮은 리스크에 대한 보장, 적금은 확률 높은 생활비 목적의 자산 형성이다. 즉, 보험은 사고 나면 큰 도움, 적금은 사고 안 났을 때 생활비 보충이다.
4.결론
실손보험을 단순히 ‘돈 안 돌려받으면 손해’라고 보는 시각은 너무 단편적이다. 내가 겪은 바로는, 실손보험은 자동차 안전벨트 같은 존재다. 평소엔 쓸 일이 없지만, 사고 나면 인생이 달라진다. 반면, 적금은 비상금이나 목표 자금 마련용으로 유용한 도구이다. 둘 다 장단점이 뚜렷하고, 서로 대체가 아니라 보완재이다. 경제 상황이 어렵다면 보험료는 최소 보장 범위로 줄이되, 적금과 함께 가져가는 전략이 현실적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