살다 보면 갑자기 목돈이 나가거나 수입이 줄어서 보험료 납부가 부담될 때가 있다. 나 역시 한때 수입이 끊기면서 몇 달간 보험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시기가 있었고, 그때 그냥 미납 상태로 방치했더니 보험이 실효돼서 보장도 끊기고, 나중에 복구하려고 해도 돈이 훨씬 더 들었다. 보험료를 못 낸다고 해서 무조건 해지하거나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니다. 보험사에 말만 잘 하면 생각보다 다양한 해결 방법이 있다. 아래는 내가 경험하거나 상담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현실적인 대처법이다.
1. 보험사에 즉시 연락
보험료가 밀릴 것 같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보험사에 전화하는 것이다. 이걸 늦추면 늦출수록 선택지는 줄어든다. 나 같은 경우도 보험료 2개월 미납 직전에 콜센터에 전화했더니, “분할 납부로 바꿔 드릴게요”라거나, “납입 기한을 1개월 연장해드릴 수 있어요” 같은 안내를 받았다. 보험사도 고객을 놓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, 특히 생계 곤란이나 실직 같은 이유가 있으면 유연하게 대응해주는 편이다. 혼자 끙끙 앓지 말고, 보험사 상담부터 시작하는 게 답이다.
2. 감액완납제도와 자동대출납입제도
생명보험이나 일부 종신보험에서는 감액완납이라는 제도가 있다. 쉽게 말하면 “보장은 줄이되, 지금까지 낸 보험료만으로 보험을 유지시키는 방식”이다. 또 하나는 자동대출납입제도이다. 이건 해약환급금이 있는 보험에서 적용 가능한데, 보험료를 못 냈을 때 해약환급금에서 보험료를 자동으로 빌려서 납부해주는 시스템이다. 나도 이 제도로 몇 개월을 넘긴 적이 있다. 물론 나중에 이자를 포함해 갚아야 했지만, 그동안 보장만큼은 끊기지 않아서 진짜 다행이었다. 숨은 기능들을 적극 활용하면 보험을 포기하지 않고도 버틸 수 있다.
3. 정말 안 된다면 해약 전, 환급금부터 확인하라
보험료를 도저히 감당 못 하겠다면, 해약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. 하지만 이때도 그냥 해약하면 손해다. 먼저 보험사에 해약환급금이 얼마나 되는지 문의해야 한다. 특히 가입한 지 오래된 보험은 납입한 보험료보다 더 많은 환급금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, 반대로 손해가 나는 경우도 있다. 내 경우에는 8년간 납입한 보험이었는데, 해약환급금이 예상보다 낮아서 결국 감액완납으로 돌리는 쪽을 선택했다. 해약은 마지막 수단이어야 하고, 그 전에 반드시 환급금과 손해 여부부터 따져야 한다.
4. 이미 실효됐어도 ‘부활 제도’가 있다
보험료를 오래 미납해서 보험이 실효(=효력 상실)됐다고 해도, 끝난 건 아니다. 대부분의 보험은 실효일로부터 3년 이내에 미납 보험료와 이자만 내면 ‘부활’이 가능하다. 단, 이때는 건강 상태 심사가 다시 들어갈 수도 있으니, 병원 기록이나 현재 건강 상태가 좋아야 재가입이 쉬워진다. 나는 이 제도로 2년 실효된 보험을 되살려 본 적이 있는데, 그때 건강심사 없이 통과돼서 진짜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. 실효됐다고 포기하지 말고, 부활 가능 여부를 꼭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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